[2024] 깃羽듦 Feathered_In 전시소개
깃羽듦 Feathered_In, 2024 조미영 Solo Exhibition |
조미영CHOMIYOUNG Solo Exhibition
깃羽듦
Feathered_In
2024.6.12-6.20
춘원당한의약박물관 문화공간B1
CHOONWONDANG MUSEUM OF KOREAN MEDICINE
춘원당한의약박물관은 바쁜 일상 속 여유를 찾아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는 ‘겟생:GET+生’에 착안하여 서로의 몸과 마음이 회복될 수 있는 전시를 조미영 작가와 함께 선보입니다.
조미영 작가의 <깃羽듦>이 추구하는 방향은 우리 의학이 추구하는 방향과 비슷합니다. 한의학이 오랜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이어 오고 있는 독자적인 의학이듯이, 조미영 작가도 전통 기법을 기반으로 깃羽을 독자적으로 재해석합니다. 한의학이 자연의 이치를 인체에 투영하여 질병의 원인을 찾고 치료하듯이, 조미영 작가도 자연 속에서 끊임없이 유영하는 깃羽을 통해 생명의 본질을 찾고, 치유되는 작가의 순간을 우리에게 제시합니다. 이처럼 깃羽은 화면을 구성하는 중요한 모티브이면서 작품의 연속성을 구축하는 매개체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작가를 의미하며, 작가는 자연(우주의 질서)·음과 양·주역의 괘부터 함께 만나고, 들여다보고, 다독이고, 멈추고, 회복하는 생명과 치유의 현장까지 우리를 안내합니다.
□ 기간 : 2024.06.12(수)~06.20(목)
□ 장소 : 춘원당한의약박물관 B1 문화공간
□ 시간: 월~토 9:00~18:00, 일요일 휴관
□ 문의 : 02-3672-2005
[시사매거진]
https://www.sisamagazine.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5214
널리 널리 삶 속으로
Into Daily Life, Far and Wide...
#깃털화가 eggywing@gmail.com
홍익대학교 동양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조미영은 덕원갤러리(1999), 김옥길기념관(2003), 한전프라자갤러리(2005), 게이트갤러리(2008), 갤러리나비(2010), 그림집(2011), 인사아트센터(2013), 홍익대현대미술관HOMA(2015), 스페이스선+(2016), 남산갤러리(2017), 팔레 드 서울(2018), 연희동미술관(2022), AHLAM GALLERY(2023) 등 스무 번의 개인전과 다수의 기획전 그룹전을 가졌다. 작가는 전통 바탕 재료 위에 가는 선묘로 깃羽을 그려 정제 시키는 과정을 갖는다. 그가 말하고자 혹은 표현하고자 하는 것에서의 본질을 끌어내어 가장 간소하게 절제하는 표현들을 선으로 그려나간다. 그의 작업은 미묘한 압력의 차이나 흐름에 의한 공기 사이를 자유롭게 날아가는 '깃털'에서 생명의 본질을 찾고 있다.
@eggywing
<환상조형곡의 탄생>
작가 조미영의 화풍에 불현듯 나타난 이 반투과성의 막은 도대체 어디서 연원한 신비주의란 말인가?
그동안 작가가 침잠해 있었던 작품 속의 심미적인 보호막은, 불현듯 찾아온 환상의 광란이 뿜어내는 '산란'의 압력에 의해 그 임계점이 파괴되어 버렸다.
작가는 더 이상 유미주의의 성곽 속에서 보장된 안온함의 방탄막을 즐길 수 없게 되었다. 그것은 깃털의 덧없는 비상과 하강의 안티노미로부터 자신을 지켜줄 보호막이 탈피됨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상승과 몰락의 이율배반에 거역하기에는, 실존의 당위성의 무게가 너무도 과도하게 작가의 결단을 짓누르고 있었다.
결국 작가는 상호 대립하는 격차의 간극에 삼투압의 타협안을 설치하는 묘술을 부리는 마법사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즉, 작가는 명제와 반명제 간의 양도논법을 초월하는 새로운 차원의 화해를 도모하는 반투명의 전술을 채택하였던 것이다.
그 결과, 지금까지 서로 대립하고 갈등했던 안티-테제의 범주들이 최전방의 전선에서 상호 와해되고 상호 침투되는 파라독스가 자리를 잡고야 말았다. 정-반-합의 창끝을 맞대고 있던 변증법의 고지는 멀리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반투명이 빚어내는 소리없는 반투과성은 실재세계의 대상들을 온통 하나로 혼융시키는 기적을 만들어내고야 말았다. 본질들이 서로 달랐던 다수의 오브제들이 반투명의 실재세계 속에서 기묘하게 공존하는 기적을 작가는 마침내 만들어내고야 말았다.
이 마법같은 기적의 손길을 작가는 의도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불수의근이 저절로 움직이듯이 작가는 자신의 감각지각의 안테나를 평생 묵묵히 따라왔을 뿐이다. 그런 감각지각의 더듬이는 애초에 어떤 지향적 목표를 설정한 것이 아니었다.
한 포기 작은 묘종이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결실을 맺는 현상세계의 인과관계는, 묘종이 애초부터 결실을 바라는 의도적인 원인이 만들어내는 결과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러한 결실의 결과는 수많은 경우의 수에서 너무도 우연히 빚어지는 신비로운 자연선택의 현상일 뿐이다.
그러므로 작가의 의식은 처음부터 어떤 특정한 지향성을 띠고 있는 전파망원경같은 것이 아니다. 예술가의 감각지각이 지닌 무작위성이 광대한 현상계 속에서 이룩한 오늘날의 조미영 작가의 변증법적인 기적은, 그러므로 우연과 필연이 상호 투쟁하는 와중에 만들어진 아주 특이한 돌연변이의 기적이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2024/06/10, 원주에서
박창호(고음악평론가, 철학박사)